

명상후기
MEDITATION STORY
평생 달라지지 않을 줄로만 알았던 내가 바뀌었다
다른 사람들은 문제없이 잘만 다니는 것 같은데. 다른 사람들은 선배들과 유연하게 연을 맺고 동기들과 즐겁게 술자리도 다니면서 수업도 잘만 따라가는데. 나는 왜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들까. 왜 공부하는 방법조차 모르겠을까. 그렇게 낙담하는 나날들은 점점 늘어만갔습니다. 그에 맞춰 열등감은 점점 커져만 갔고, 위축되어 기숙사 방 안에만 가만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. 나름 노력해봐도 후회만 따라오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습니다. 도태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행동하지 않게 되었습니다.
태어나기를 잘못 태어났다. 내가 약하게 태어난 게 문제인거다. 내가 좀 더 사교성있게 태어났다면,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굴하지 않을 수 있게 강한 아이로 태어났다면 지금쯤 남들처럼 대학생활을 잘 즐기면서 보낼 수 있지 않을까. 한 번 든 생각은 점점 굳어져 그게 사실이라고 스스로 되뇌이는 정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. 내가 원래 글러먹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어느날엔 자기연민으로, 어느날엔 자기혐오로, 또 어느날엔 우울감으로, 분노로, 그리고 끝내는 이런 저는 살아가기에 너무 나약하다는 단언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.
그럼에도 살고 싶은 마음은 있었기에, 저를 고칠 방법들을 찾아봤습니다. 상담도 받고 약도 받아보고 종교도 가져보았지만 결국은 모든 게 도돌이표가 되었습니다. 그런 중에 우연히 찾게 된 것이 마음수련이었습니다. 그렇게 참여한 명상 클래스에서, 저는 눈물을 쏟아내지 않도록 참아내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만 했습니다.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.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다 사진에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빼면 된다고. 빼면 달라질 수 있다고. 그렇게 확언해주심에 저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. 평생 달라지지 않을 줄로만 알았던 나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.
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은 고된 일이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만들어주었습니다. 다른 사람들이 저를 좋게 봐줬으면 해서, 그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제게 그토록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인정을 얻지 못하게 되자 인간관계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.
그렇게 빼기 수련을 이어오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. 확실하지도 않은데 저 사람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? 하는 마음에 눈치를 보게 되는 것도 다 허상이고 사진이라는 것을 깨닫자 걱정이 들려다가도 이건 내 생각일 뿐이라면서, 우주 마음으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. 머리로는 암만 그러지 않을 거라고 해도 납득가지 않았던 것이 확실한 근거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.
그리고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저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같은 문제로 힘들었던 경험을 나누고 그 마음을 빼면서 달라졌다 하는 얘기들을 들으며 서로 기뻐하고 축하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.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또 그만큼 살아가는 걸 버틸 힘이 되어주었습니다.
이 공부를 알게 된 것에, 이 기회를 받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. 만약 마음수련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더라면 저는 여전히 제 스스로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못나다고 생각하는 저를 싫어하기만 하고 있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. 아직도 빼야할 사진들이 많지만 같은 말과 행동을 들었을 때 예전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저 자신을 보며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. 만일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이 공부를 추천해줘야겠단 생각도 더불어서요.
앞으로 제가 어떻게 더 변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지난 날이 아닌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.
감사합니다.
